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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사라지는데 제지는 왜 남았을까?

by 마이마인 2026.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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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 수가 없다’ 속 해고된 노동자는 반복해서 같은 말을 한다. “어쩔 수가 없다.”

디지털과 AI가 일상이 된 지금, 제지산업 역시 그 말을 되풀이해야 하는 산업일까. 신문은 줄고, 종이 인쇄물은 사라지고, 모두가 화면을 보는 시대가 됐다. 그런데 숫자를 들여다보면 생각이 조금 달라진다.

◆ 15년간 달라진 종이의 종류
  • ● 신문용지: 146만톤 → 37만톤으로 급감
  • ▶ 인쇄용지: 297만톤 → 226만톤으로 감소
  • ▪ 골판지원지: 369만톤 → 557만톤으로 급증
  • ▶ 위생용지: 44만톤 → 52만톤으로 증가
  • ▪ 전체 종이 생산량은 오히려 소폭 증가
신문은 사라지는데 제지
◆ 사라진 게 아니라, 바뀐 것이다

신문과 인쇄용지는 디지털 전환의 직격탄을 맞았다. 종이 신문 대신 스마트폰 알림이, 인쇄 문서 대신 전자결재가 자리 잡았다.

하지만 동시에 온라인 쇼핑과 택배 물류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그 결과 골판지원지 수요는 오히려 늘어났다. 위생용지 역시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종이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종이의 역할이 바뀌었다.

결국 핵심은 ‘종이의 총량’이 아니라 어떤 종이가 살아남는가였다. 인쇄 중심 산업에서 포장·생활소비재 중심 산업으로 축이 이동하고 있다.

◆ 기업 실적에 그대로 반영된 변화

백판지 시황 악화 등으로 적자를 기록한 기업도 있고, 환율·원가 하락 등 외부 변수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된 기업도 있다.

골판지 업체들은 물류 수요 덕분에 매출을 방어했지만, 원가와 증설 경쟁에 따라 수익성은 갈렸다. 업황은 여전히 경기 영향을 받는다.

산업의 운명은 기술보다
수요 구조에 더 크게 좌우된다.
◆ 공장은 사라질까?

제지산업은 여전히 대규모 설비와 인력을 필요로 하는 장치산업이다. 자동화가 확대됐지만, 공장이 통째로 사라지는 속도는 느리다.

대신 인쇄용지 라인을 줄이고 포장재·친환경 소재 중심으로 전환하는 점진적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소멸’이 아니라 ‘체질 개선’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 정말 어쩔 수 없는 걸까

영화 속 인물은 해고 통보를 받고도 “어쩔 수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산업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디지털과 AI는 어떤 산업을 지우기도 하지만, 동시에 다른 수요를 만들어낸다. 제지산업은 종이를 덜 만들게 된 게 아니라, 다른 종이를 더 만들게 된 셈이다.

여러분은 종이가 사라질 산업이라고 보시나요?
아니면 형태만 바뀐 채 계속 남을 산업이라고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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