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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왜 아직도 자살률 1위일까… 멈추지 않는 중년의 절망

by 마이마인 2025.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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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2003년부터 지금까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자리를 단 한 번도 내준 적이 없다.
그리고 그 수치는 최근 들어 다시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29.1명.
전년 대비 6.6% 증가하며, 2011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1983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40대 사망 원인 1위가 ‘자살’로 바뀌었다는 사실은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던졌다.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 끊임없이 오르는 수치, 내려올 줄 모르는 절벽

한국의 자살률은 2022년 25.2명, 2023년 27.3명, 2024년 29.1명으로 매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OECD 평균 자살률(10.7명)의 거의 3배 수준이다.
리투아니아, 슬로베니아, 일본, 벨기에, 헝가리, 미국 등도 높은 편이지만
한국은 여전히 압도적인 1위.

특히 40~50대 중장년층의 자살률이 심각하다.
지난해 기준으로 40대 사망 원인의 26%, 50대의 12.2%가 자살이었다.
그야말로 일과 가정, 경제적 책임이 교차하는 세대가 가장 깊은 절벽 앞에 서 있는 셈이다.

일본과 닮았지만, 더 극단적인 한국의 현실

한국과 일본은 모두 중년층의 자살률이 높지만, 한국의 비율이 훨씬 높다.
일본의 경우 40대 사망원인 1위는 암(27%), 2위는 자살(22.3%)로 나타나
아직 질병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한국은 자살이 단연 1위다.

한국은 2000년대 초부터 이미 40대 사망원인 상위권에 자살이 포함됐다.
2002년 3위 → 2005년 2위 → 2024년 1위.
20여 년간 이어진 비극적인 상승 곡선이다.

💸 “경제가 흔들릴 때, 삶도 흔들린다”

전문가들은 경제적 불안정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고려대학교 이요한 교수 연구팀이 2013~2020년 자살자 10만 명의 사유를 분석한 결과,
22.5%가 경제·직업적 문제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경제적 충격기’마다 자살률이 급등했던 과거와도 맞닿아 있다.
한국사회조사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1960~70년대 정치 격변기엔 젊은 층의 자살이,
1990년대 후반 이후에는 중장년층 자살이 급증했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서는 고령층까지 확대됐다.

💔 “일도, 삶도, 버거운 나라”

한국은 OECD 국가 중 연간 근로시간 6위(1,799시간)로
‘일 중독 사회’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일에 대한 보상은 점점 줄고,
가계 부채는 치솟으며,
노동과 삶의 균형은 점점 더 무너지고 있다.

여기에 정신건강 서비스 접근성 부족,
사회적 낙인에 대한 두려움,
고립된 인간관계 등이 더해지면서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못한 채 삶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 마포대교의 ‘한숨’이 멈추지 않는 이유

서울 마포대교에는 “한 번만 더”라는 문구와 함께
위로의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그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여전히 무겁다.
정부는 매년 자살 예방 예산을 늘리고 있지만,
‘숫자’는 여전히 오르기만 한다.

전문가들은 “정책이 아닌 공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단순한 상담센터나 단속이 아니라,
사회 구조 속에서 불안을 줄이는 정책,
가계 부담을 완화하는 제도,
그리고 무엇보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 ‘삶을 붙잡는 사회’가 되려면

한국의 자살률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이건 사회 전체의 구조적 피로가 만들어낸 결과다.
경제적 위기, 경쟁사회, 고립된 관계, 그리고 ‘강해야 한다’는 압박감까지.

우리는 이제 “열심히 살라”가 아니라,
“살아남아줘서 고맙다”고 말해야 할 때다.
자살률 1위의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삶의 온도를 되살리는 사회적 연대와 공감의 회복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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